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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과 직업 그리고 일

줄눈 시공 한달 보름 하고 그만둔 이야기....

by tristan 2016.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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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줄눈
필자의 마지막 역작(이정도 줄눈이면 상당히 잘 넣은 편에 속한다)

 

좋은 고용주를 만나는 것도 복! 그러나....

 

대학선배의 인테리어업체에서 약 2년간 일해 오며 ‘줄눈시공’에 대한 정보를 가끔씩 접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간접적으로 접한 것이라 줄눈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고 있지는 못했습니다. 

 

2016년 2월 실직 후 저는 벼룩시장 및 알바몬 등 국내의 여러 구인구직 사이트를 검색하던 중에 줄눈시공에 관련된 구인정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급여는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줄눈시공을 배우며 일 할 수 있다는 것에 마음을 굳혔습니다.(줄눈시공을 배워 차후에 창업을 할 수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저는 2016년 3월10일 오후2시에 줄눈시공 관계자인 ○○씨를 면목역 근방에서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씨와 식사를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줄눈에 대한 많은 궁금증으로 저는 고용주에게 많은 질문을 했습니다. 저의 질문과 고용주의 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Q. 급여는 어떤 방식으로 지급됩니까?

 

A. 일당제가 아닌 월급제로 매월 말일에 무조건 지급됩니다.

 

Q. 작업이 랜덤하게 이루어진다고 했는데 그래도 월급은 지급됩니까? (고용주의 말에 의하면 주 6일 일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일주일 내내 일이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A. 그래도 월말에 급여는 반드시 나갑니다. 

 

Q. 줄눈시공 작업의 난이도는 어떻습니까?

 

A. 비교적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수습기간 동안에는 줄눈을 배우고 여러 가지 일에 적응하는 기간이므로 빨리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빨리하라고 재촉 하지도 않습니다.

 

Q. 그럼 저는 오늘부로 취직이 된 것입니까?

 

A. 그렇습니다.

 

Q. 그럼 당장 내일부터 일 할 수 있는 것입니까?

 

A. 그것은 아닙니다. 일이 있을 때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고용주와 이런저런 대화가 끝난 후 면목동 근방에 사무실이 있다고 하여 함께 가보았습니다. 분명히 ○○이라는 간판을 걸은 사무실은 존재 했습니다만 사무실은 관리자 한명과 몇몇 테이블만 보일뿐 이미 사람의 흔적이 없는 텅 빈 사무실이었습니다.

 

2016년 3월13일 일요일 오전7시30분, 우리(함께 고용된 동갑내기 친구 포함)는 드디어 첫 번째 줄눈시공을 할 수 있었습니다. 최초의 줄눈시공이라 많은 긴장을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신축 다세대주택 현관의 줄눈시공 이었습니다. 

 

우리는 왕 초보 수습생이었기 때문에 여러모로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시간적인 면에서 그랬습니다. 그러나 처음 작업한 줄눈이지만 비교적 나쁘지 않게 나와 좋았습니다. 우리의 다소 느린 줄눈작업을 보며 고용주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괜찮으니 천천히 잘 해보도록 하세요. 한 달에 10일 정도만 일해도 여러분 급여는 충분히 나옵니다”

 

이렇게 우리는 다소 느린 감은 있었지만 줄눈시공 첫날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 중략 -

 

이렇게 해서 2016년 3월 30일(급여일 전날)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일한 급여를 받을 생각으로 기다리고 있었지만 고용주로부터 연락이 없어 그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를 걸어보니 고용주의 입장은 우리와 달랐습니다. 

 

고용주의 말대로 우리는 급여일을 매월 말일로 알고 있었지만, 그는 2016년 3월10일부터 약 한달(30일)이 지난, 2016년 4월10일로 급여일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미리 그 사실을 우리에게 통보 하지도 않고 그동안 급여일에 대한 언급초차도 없어서 우리는 고용주가 말한 대로 매월 말일을 급여일로 알고 있었고, 매월 지출해야만 하는 생활비 등이 있었기 때문에 매우 당황스러웠습니다. 

 

이것에 대하여 미리 통보를 해 주었다면 그렇게 당황스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다음은 당시 고용주와 통화 내용입니다. 

 

내일은 약속하신 급여일 입니다. 급여는 내일 언제 받을 수 있습니까?

 

고용주- 내일이 급여 일 이라고요? 급여일은 여러분이 일한지 30일이 되는 시점인 4월10일입니다.

 

제게 약속한 급여일은 매월 말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찌됐든 매월 말일에 책임지고 급여를 주신다고 말씀하신 것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내일 급여를 받을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고용주- 지금 나를 못 믿는 것입니까? 내가 급여를 책임지고 준다고 분명히 말하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서로 믿지 못한다면 어떻게 함께 일 할 수 있겠습니까?(매우 격앙된 목소리로)

 

먼저 기분 나쁘셨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내일은 약속하신 급여일입니다. 모두들 마찬가지겠지만, 저 또한 생활이 있습니다. 월말이라 지출되는 비용도 있고해서.... 

 

고용주- 지금은 은행잔고가 부족합니다. 현재 은행잔고가 ○○만 원 정도 있습니다. 일단 OO만 원 이라도 보내드릴까요?

 

예! 일단 ○○만 원 이라도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늦어도 내일 오후2시 전까지는 꼭!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용주-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만원 입금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2016년 3월31일 오후2시경에 은행잔고를 확인해 보았으나 보내준다던 ○○만원은 아직 입금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용주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통화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오후 2시전에 부탁드린 ○○만원이 아직 입금되지 않아서 전화 드립니다.

 

고용주- 아니~ ○○○씨 내가 오늘 입금해 준다고 했는데, 왜 또 전화했어요!(격앙된 목소리로)

 

어제 제가 오후 2시전까지 부탁드렸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아직 입금이 되지 않아서 이렇게 다시 전화 드립니다.

 

고용주- 아~ 그래요? 그럼 지금 입금해 줄께요.

 

이렇게 해서 2016년 3월31일 목요일 오후 2시30분경에 한 달급여 ○○○만원 중 ○○만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일하는 동료는 은행잔고가 없다는 이유로 2016년 4월10일에 급여 ○○○만원을 받기로 고용주와 다시 약속한 상태였습니다. 

 

물론 저도 나머지 급여 ○○만원을 4월10일에 받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함께 일하는 동료는 2016년 4월9일 토요일에 급여 ○○○만원을 받았고 저는 4월12일 화요일에 나머지 급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2016년 3월이 지나고 4월이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3월 말에 급여문제 때문에 우리는 고용주와 약간의 문제가 생겼고 그것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돈 문제가 아닌 ‘소통’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우리는 고용주와 지속적인 소통을 원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작업을 시작하기 전 간단한 작업에 대한 브리핑이라든지 일일 작업일정 그리고 앞으로의 작업에 대하여 어떤 작업들 또는 어떤 계획이 있는지를 알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그 소통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작업을 하던 중에 줄눈시공 전에 줄눈제거기로 타일 사이의 매지를 제거하고 청소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비교적 경미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문제가 커지고 말았습니다. 

 

고용주는 제가 작업한 곳의 청소상태를 지적했습니다. 물론 그것은 청소상태가 불량하다면 아직까지 견습생이었던 저로서는 당연히 지적받고 시정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지적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꼼꼼한 성격이라 정말 확실하게 진공청소기로 청소한 곳이고 두 번 세 번 확인한 곳이기에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문제는 진공청소기를 돌린 후 고용주가 대걸레를 주면서 작업이 끝나면 이것으로 표면의 먼지를 닦아주라는 말에 저는 그 지시를 따라 대걸레로 표면의 먼지를 제거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대걸레질을 하면서 작업에 대한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바로 다음 작업이 줄준을 넣는 작업인데 물이 질척거리는 대걸레로 바닥을 닦아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손걸레로 줄눈을 피해 먼지만 살짝 닦아주는 것이 훨씬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화장실에 가서 계속 대걸레를 빨아 물기를 손으로 꽉 짜가며 작업을 완료했습니다.   

 

그렇게 그 작업이 끝나고 다른 작업을 하고 있던 중에 고용주에게 불려갔습니다. 다음은 당시 고용주와 저의 대화입니다.

 

고용주- 여기 ○○○씨가 청소했어요? 지금 이게 청소라고 한 겁니까?(매우 격앙된 목소리로)

 

아~ 예, 제가 청소한 곳입니다. 아마도 대 걸레질을 하면서 줄눈홈에 물기가 들어간 듯싶습니다. 죄송합니다.

 

고용주- 이것을 청소라고 말 할 수 있는 겁니까?

 

진공청소기로 작업한 후 재차 확인했지만 아무이상 없었으나 대 걸레작업 이후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고용주- ○○○씨! 그럼 대 걸레를 깨끗이 빨아서 물기를 완벽하게 제거한 후 닦았어야죠!

 

※참고로 위의 대 걸레는 분양사무실에서 빌려온 것이고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화장실에서 대 걸레를 빨아서 사용했으나 아무리 빨아도 흐린 물이 계속 나오는 그런 더러운 대 걸레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대 걸레의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다음부터는 조심하겠습니다. 그리고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작업의 순서가 잘못된 것 같다고 생각됩니다. 줄눈홈과 진공청소기 작업 후 다시 대걸레로 작업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깨끗이 청소를 해도 대걸레로 다시 작업하게 되면 미세하게나마 물기가 이미 파놓은 줄눈홈에 다시 들어가게 되면 다음에 이어질 작업에 지장이 있을 듯싶습니다. 차라리 손걸레로 먼저 오염된 부분만 처리하고 줄눈 넣는 작업 후 줄눈이 다 마르고 나면 전체적으로 대걸레를 이용해 마무리 청소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자 고용주는

 

고용주- 지금 청소를 이렇게 해놓고 잘했다는 거야? 너~ 지금 나한테 반항하는 거야!(매우 격앙된 목소리로)

 

반항이라니요, 반항하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저도 제 나름대로의 작업에 대한 생각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반항’ 이라는 말은 정말이지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 이었습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시절에 종종 들어보고 그 이후에 군복무 할 때 잠깐 들어봤다가 40대 초반인 지금 다시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 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점심식사를 하며 고용주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얘기했습니다.

 

“나는 성격이 매우 직선적이다. 군 하사관 출신이라 더욱 그렇다. 이런 내 성격을 알고 이해한다면 함께 일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함께 일하는 것은 매우 힘들 것이다”

 

고용주의 일방적인 얘기였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를 이해하려 노력하자고 서로를 다독거렸습니다. 그리고 퇴근 할 때 즈음 고용주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얘기했습니다.

 

“그래도 오늘이 급여 날인데, 삼겹살에 소주 한 병 해야 하는데, 통장의 잔고가 없어서 오늘은 못하고 다음 급여 날에 합시다. 그리고 누구의 말처럼 서로 소통하며 일합시다”

 

그래도 오늘 저에게 있었던 일을 계기로 고용주와 우리가 좀 더 소통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저만의 착각일 뿐이었습니다. 날이 되풀이 될수록 고용주는 우리와 더욱더 소통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2016년 4월10일 이후부터 쭉 그런 느낌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일하게 된지 정확히 한 달이 된 이후부터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말을 하지 않는 대신 오히려 지적과 핀잔이 더욱더 늘어난 느낌이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막 줄눈시공 한 달이 된 견습생들입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줄눈시공 첫날에 비하면 적지 않은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고용주의 입장에서는 아직까지는 한없이 부족한 초보 견습생에 불과하겠지만 말입니다.

 

※핀잔 - 맞대어 놓고 언짢게 꾸짖거나 비꼬아 꾸짖는 일.

 

다음 글부터는 우리가 고용주와 일을 함께하는 동안 일어난 일들을 요약하고 정리한 내용입니다. 

 

동료인 ○○○씨는 여느 때처럼 거실바닥의 매지에 줄눈제거기로 줄눈홈을 만든 후 진공청소기로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그 것을 지켜보고 있던 고용주는 “청소를 왜 그런 식으로 하냐?”라고 핀잔을 준 다음, 자신이 직접 시범을 다시 보여주겠다며 진공청소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예전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시범을 보이자 동료 ○○○씨는 고용주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시범을 보여주시는 방법은 전에 우리에게 알려주신 방법과 전혀 다른데요?” 그러자 고용주는 무슨 이유인지 저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씨 내가 이렇게 알려주지 않았나요?” 저 또한 방금 시범을 보인 방법은 처음 보는 것이기에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습니다. 

 

일단 배우는 입장이니 지적사항은 우리도 충분히 수용할 자세를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만, 고용주의 짜증 섞이고 신경질적인 말투로 지적이 아닌, 부적절한 핀잔을 수용하기란 우리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동료인 ○○○씨와 저는 열심히 거실바닥에 줄눈을 넣고 있었습니다. 그날따라 비교적 작업량이 많아 초보인 우리는 다소 지쳐있었습니다. 참고로 함께 일하는 동료는 몇 해 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목 부분에 심한통증을 가끔씩 저에게 호소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허리 디스크가 있어서 쪼그리고 앉아 장시간 작업하다보면 허리통증 때문에 매우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목과 허리의 통증을 달래면서 열심히 그리고 부지런히 줄눈을 넣고 있었습니다. 그때 시간이 오후 5시가 거의 다 된 퇴근시간 무렵이었습니다. 그러는 도중에 고용주가 들어와서는 우리에게 한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직 이것뿐이 못 한 거야?(우리가 넣은 줄눈을 살펴보며) 그리고 이걸 줄눈이라고 넣은 거야? 다~ 희끗희끗 하잖아!” 그 말을 듣자 참다못한 동료 ○○○씨는 고용주에게 “우리가 넣은 줄눈보다 사장님이 넣은 줄눈이 더 희끗희끗 하던데요? 아까 제가 올라가서 사장님은 줄눈을 어떻게 넣었는지 참고하러 보러 갔었습니다” 

 

그러자 고용주는 “그래요? 도대체 어디가 그런가요?” 그리고 둘은 윗 층에 함께 올라가 서로 언성을 높였습니다. 고용주의 목소리가 큰 편이라 밑에서도 그 내용을 다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장이 줄눈을 희끗희끗하게 넣었다고 자금 그것을 따라하는 겁니까?”

 

이제 막 한 달이 지난 초보 견습생들에게 그래도 고생한다, 수고한다, 애쓴다는 말 한마디 못할망정 내려와 핀잔만 늘어놓는 고용주에게 저는 무척 서운했습니다. 처음에는 수습기간 3개월 동안은 속도가 좀 늦는다고 해도 말하지 않겠다며 그리고 줄눈 하나를 해도 완벽하게 할 생각을 하라는 고용주의 말은 점점 무색해만 갔습니다.

 

다세대주택의 신축 공사현장의 경우 소음이 매우 심합니다. 거기에다 진공청소기까지 돌리고 있으면 그 소음 때문에 거의 아무것도 들을 수 없는 상황도 있습니다. 그런 장소에서 지시를 받게 되면 가까이에서 큰소리로 정확히 말하기 전에는 잘 들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고용주는 제가 잘 못 듣는다고 핀잔을 적지 않게 주었습니다. 어떤 날은 잘 않 들려서 못들은 지시를 다시 되물어보면 저에게 매우 짜증스럽게 답하곤 했습니다. 못 들어서 대답을 않 한다고 핀잔을 주고 대답을 하면 대답만 잘한다고 또 핀잔을 주곤 했습니다. 

 

이것은 일과 관련된 지적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즉, 불필요한 핀잔에 불과하다고만 느껴집니다. 어느 날은 청소기를 차에다 왜 실었냐고 핀잔을 주고, 또 어느 날은 청소기를 사용했으면 차에다 실어놓지 왜 안 실었냐고 핀잔을 주곤 했습니다. 이런 문제점이 생기는 이유는 하루 작업일정에 관한 브리핑 또는 설명이 없어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만, 여전히 고용주는 우리에게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고용주는 저에게 지시를 내렸습니다. 주변이 시끄러운 와중이었지만 저는 지시를 잘 들으려 고용주의 말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고용주의 지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저쪽 건물에서 진공청소기를 이 건물 6층으로 가져와서 청소를 해야 합니다. 일단 나를 따라오세요”

 

그래서 저는 고용주를 따라갔고 진공청소기를 들고 6층으로 다시 올라왔습니다. 그다음에 고용주는 화장실과 현관을 청소하는 시범을 보여주었고 청소하는 시간을 체크해보라고 했습니다. 체크한 화장실과 현관 청소의 시간은 약 7분정도 소요되었습니다. 

 

그리고 고용주는 저에게 화장실과 현관청소를 10분을 넘기지 말라고 지시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휴대폰에 타이머를 8분으로 설정하고 청소작업을 하려고 진공청소기의 전원을 콘센트에 연결하자, 고용주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큰소리로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씨! 지금 뭐하는 겁니까? 이쪽으로 오세요!” 그래서 저는 고용주에게 “지금 청소하는 것 아닙니까?”하며 엘리베이터 쪽으로 갔습니다. 그러자 고용주는 매우 격앙되고 신경질적인 말투로 눈까지 부릅뜨며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씨! 지금 누가 진공청소기 돌리라고 했어요! 지금 저쪽 건물에 가서 대걸레 빨아서 청소한 다음 이쪽으로 다시 와서 진공청소기 돌린 후 대걸레로 청소해야 한다고요!”

 

정말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지시는 들은 기억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지시를 제가 못들을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고용주가 우리와 얘기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고 꺼려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위의 일이 있었던 날의 작업은 매우 힘 들었다고 생각됩니다. 신축 다세대주택 6층 건물이 2채, 2층부터 6층까지 총15호(한 층에 3호씩)X2=30호의 현관과 화장실을 쪼그리고 앉아서 줄눈제거기로 줄눈홈을 만들고 진공청소기로 청소한 다음 대걸레로 닦고 그 다음에 줄눈을 넣는, 우리가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작업량이 매우 많은 날이었습니다. 

 

그 덕에 우리들의 손은 물집 투성이가 되었고 목과 허리는 끊어질 듯 아팠습니다. 그날 우리의 화장실과 현관의 줄눈홈을 만드는 작업이 좀 늦어지자, 고용주는 우리에게 장갑을 벗어 자신의 손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 보세요! 내손에 물집이 잡힌 것을!” 그리고 그는 제 손을 보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 손에도 똑같은 위치에 물집이 잡힌 것을 보고는 다시 좀 더 많은 물집이 잡힌 자신의 손을 다시 보여주며 “이정도 까지 물집이 잡혔다는 것은 힘을 더 많이 준다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내가 혼자서 2개 층의 줄눈홈을 만들 때 여러분은 고작 한층 정도 밖에 못하고 있으니, 아직까지는 너무 느린 것이 아닙니까? 이제 수습기간 2개월째 들어가는데 속도가 좀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잠시 후 고용주는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나오면서 우리에게 또다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내 얼굴을 보세요! 얼굴에 매지가루가 튀어 묻어있는 것 보여요?  그 정도로 힘을 주어 세게 판다는 거 아닙니까?”

 

그때 사실 우리들의 얼굴에도 매지가루가 잔뜩 묻어있었습니다. 제가 쓰고 있던 안경은 백 시멘트 가루 때문에 거의 앞을 가리는 수준이었다고도 말씀드리고 싶군요.

 

고용주의 그 지적이 우리들의 작업향상을 위한 또는 동기부여를 해주는 지적이었다면 우리들은 그의 말에 부정적인 느낌을 받을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지적은 지적이 아니라 빈정거림과 불필요한 핀잔으로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2016년 4월23일 토요일 그런 와중에도 변함없이 우리는 아침 7시30분까지 출근했습니다. 그러나 아침부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어제 청소 후 걸레를 빨아서 놓았는데 그것을 분양 사무소에서 사용한 후 다시 빨아놓지 않아 우리는 다시 화장실에 들어가 걸레를 빨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본 고용주는 “걸레를 사용했으면 당연히 빨아놓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그래도 우리의 그냥 그러려니 하고 “예! 지금 빨고 있습니다”하고 걸레를 빤 후 걸레와 청소기를 들고 건물 4층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는 부랴부랴 작업준비를 하고 있던 중 고용주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정신없이 작업준비를 하고 있는 동안 그 사이에 그 건물을 관리하는 분께서 잠깐 들어오셨던 모양입니다. 그리고는 고용주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어른을 보면 인사를 해야지 왜 인사들을 안 하나?”(격앙되고 짜증나는 말투로) 그래서 저는 고용주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 작업준비를 하느라 미처 보지 못했습니다"그리고 우리는 이미 현관 밖으로 나가계신 건물 관리자분께 고개 숙여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러자 고용주는 다시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웃어른을 보면 인사들을 해야지~” 그래서 저는 “정말 몰랐습니다”라고 말씀드렸지만, 고용주는 우리들에게 “웃어른에게 인사하라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하며 인사문제로 계속 핀잔을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참다못해, “도대체 저희들에게 왜 그러십니까? 저희와 일하기 싫으십니까?”하고 말하자 고용주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저를 향해 “일하기 싫으면 나가!”라고 말했습니다. 그때 저는 이미 할 말을 잃었습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그래서 끼고 있던 목장갑을 벗고 가방을 챙겨 나가려 하자 고용주는 제 앞을 가로막으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제 멱살을 덥석 잡고 한 대 칠 기세로 주먹을 불끈 쥐더군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떤 경우든 폭력을 정당화 할 수 없습니다. 이거 놓으십시오”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제가 가방을 들고 현관으로 나가자 동료인 ○○○씨도 함께 저를 따라 나왔습니다. 그런 와중에 고용주는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 할 수 없다고?! 나는 너를 때리고 깬 값 물어주면 그만이야! 너 지금 나 약올리는 거야?” 하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눈을 부릅뜨고 제 옆에 있는 벽을 주먹으로 치면서 말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제 옆에 있던 동료 ○○○씨도 고용주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4월11일부터 지금까지 일한 급여는 반드시 주셔야 합니다!” 그러자 고용주는 “그래?! 그럼 나도 너희들에게 오늘 일 못한 것 손해배상 청구할거야!” 그러자 동료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럼 저희들도 법적으로 대응 할 것입니다!”라고 말입니다. 

 

그리고는 잠깐의 정적이 흐른 후 고용주는 다시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 일만 끝내고 그만두면 오늘까지 급여는 나가고~”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숨을 쉬며 고용주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장님, 지금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저희가 어떻게 다시 일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우리가 받아야하는 급여를 반드시 주십사 재차 말하고 ‘수고하시라는 말’을 남기고 우리는 그곳에서 나왔습니다. 이것이 저의 줄눈시공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우리가 아무런 이유 없이 고용주와 함께하고 있던 일을 그만둔 것이 아닌, 일을 그만둘 만한 사유가 충분히 된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일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위의 내용 이외에 고용주가 우리에게 한 부적절하다고 생각되는 언사들이 더 있긴 하지만, 여기에 모두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후기> 

 

얼마 전 함께 줄눈시공을 했던 동료 ○○○씨와 '고용노동청'과 '노무사' 사무실을 방문해 많은 상담을 받았습니다. 위의 내용 중에 고용주가 말한 “그래?! 그럼 나도 너희들에게 오늘 일 못한 것 손해배상 청구할거야!”라는 말은 어떠한 경우에도 성립 될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일을 했다면 그 일에 관한 급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일을 그만둔 이후로 14일 이내에 급여를 받지 못했다면 그 고용주에 대하여 '진정서'를 제출 할 수 있고 그 진정서를 제출하게 되면 관할 노동청과 감독관이 고용주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고 지급되지 않은 급여를 지급하라는 “지급명령”을 내리게 된답니다. 결과적으로는 고용주는 고용원에게 미지급된 급여를 줄 수밖에 없답니다. 근로자 여러분 부디 참고 힘내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줄눈작업은 바닥에 계속 쪼그리고 앉아 허리를 굽혀서 하는 작업이 대부분이라 허리에 문제가 있는 분들은 솔직히 힘들며 멀쩡한 허리도 망가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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