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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과 직업 그리고 일

가락시장 청과 및 채소 하차 일용직 체험기

by tristan 2016.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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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장 청과 및 채소 하차 알바 경험담 - 

 

오늘은 제가 가락시장 청과 및 채소 하차장에서 하루 10시간 일한 느낌을 끄적거리렵니다. 일단 가락시장 내 청과 관련 일용직은 제법 많은 인원을 채용하고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상시 30명 정도 채용하고 있구요~ 시급은 1만원으로 나쁘지 않습니다. 하루10시간 또는 5시간씩 분할해서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루 10시간을 선택하게되면 일당 10만원을 당일 작업이 끝나면 바로 현장에서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최초 가락시장 청과 하차작업을 하려면 준비물(서류)가 필요한데요~ 이력서(자기소개서 포함), 주민증 또는 운전면허증, 등본1통, 사진(반명함판)2장, 도장이 필요합니다. 참고로 민원24에서 발급한 등본은 PC방 등 에서는 출력이 불가합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PC방에 설치된 프린터는 공유프린터 일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민원24 등 의 공문서 나 기타 개인관련 주요 문서를 발급하는 사이트의 규정은 '공공장소에서 공유된 프린터로는 출력이 않된다' 입니다. 자신의 집의 PC에 프린터가 설치되어 있는 경우는 문제없지만, 토요일이나 일요일 그리고 국가 공휴일의 경우에 공문서 및 개인 주요문서를 민원24 등에서 발급받아 프린트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프린터가 설치되어있는 지인에게 부탁할 수도 있구요~ 암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자~ 모든문서를 구비해서 8호선 가락시장역 1번출구로 나오면 최초로 눈에 띄는 것은 가락시장 수산물 관련 건물들입니다. 그곳에서 약 100M가량 직진하다보면 가락시장의 입구가 보이는데요~ 그곳으로 한참을 들어간 후 좌측으로 좀더 가다보면 드디어 청과 및 채소관련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제가 일한곳은 가락시장내 'OO청과'인데요~ 그곳 입구로 들어가서 우측의 구내식장 옆에 바로 사무실 겸 휴계실이 있습니다. 그곳의 인사 담당자 조합원을 만나 준비해온 서류를 제출하고 간단한 지시사항을 듣고 외관이 매우 조악한 형광색 작업조끼를 받은다음 바로 작업장에 투입됩니다. 참고로 그 형광색 작업 조끼는 무상으로 지급되는것이 아닌 그 자리에서 현금 8천원을 지불하거나 작업시간이 완전히 종료되어 귀가하기 전 하루급여를 받을때 급여에서 8천원을 제외하게 됩니다. 작업장내 조합원(직원)들은 주황색상의 작업 조끼를 착용하고 있구요~ 임시조합원(일용직)은 위에서 처럼 형광색상의 작업조끼를 착용하고 일하게 됩니다. 아마도 조합원과 임시조합원들을 구분하기 쉽게 하기 위함인듯 싶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작업시간 설정을 오후1시부터 오후11시까지 총 10시간으로 설정하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제 생각은 오후1시부터 일을시작해 작업중간에 짧지만 몇번의 휴식시간과 오후6시부터7시까지 약 1시간의 석식시간, 그리고 그 이후에도 몇번의 휴식시간이 있으니 일 할만 할것이다 라고 예상했습니다만, 사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아무리 힘든 건설현장에가서 일해도 작업중간에 휴식과 점심식사시간 그리고 그 이후 작업시간에도 짧지만 몇번의 휴식시간이 있어 견디며 작업종료 시간까지 일 할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어서 이번 청과물 하차 작업도 비슷할 것이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러나 제 생각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정리하자면 휴식시간 없음(자신이 알아서 휴식을 취하거나 아니면 못 쉬거나) 저녁식사시간 없음(역시 자신이 알아서 저녁을 챙겨먹거나 아니면 굶거나) 중간중간에 작업중에 조합원들 잠깐 쉴때 함께 쉬는것을 제외한 나머지는 죽어라~하고 일만 해야한다는 점입니다. '그럼 알아서 쉬고, 알아서 저녁식사를 하면 되지 않겠느냐~?'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일단 물건을 잔뜩실은 화물차가 들어오면 작업(하차)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차는 소형 화물차도 더러 있지만, 대부분 대형 화물차의 하차 작업을 주로 하게되며 그 화물차에 천장까지 빽빽하게 적제되어있는 화물을 모두 내려야만 합니다. 주로 저처럼 형광색 임시 조합원 조끼를 입고있는 일용직 알바생들이 차에 올라가 작업을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밑에서 물건을 받아 미리 준비된 적제용 파레트에 쌓는 일은 조합원들이 하구요~ 이렇게 수백개의 청과 및 채소 화물을 모두 하차하고 나서 휴식시간 없이 또 다른 하차 작업장으로 즉시 이동하게 됩니다.

 

그때 근처 정수기에서 물한잔 마시고 쉴새도 없이 바로 이동하게 됩니다. 조합장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며 수시로 하차 작업이 끝난 곳을 확인하며 우리 임시조합원들을 다음 하차 작업장으로 즉시 배치하기 때문에 정말이지 쉴틈이라고는 없었습니다. 일의 효율성 보다는 고의적으로 일용직 알바생들을 풀 가동 시키려는 의도가 보여지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일을 소위 속된말로 '빡쎄게'돌리니 지속적으로 작업장에 나와 일관성있게 일 할수 있는 일용직 근로자들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요.... 만약 일용직 근로자들의 작업환경 및 최소한의 복지(휴식 또는 식사 등)가 존재한다면 일용직 근로자들이 더 오랫동안 장기간 일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됩니다. 그러면 일용직 근로자들의 이탈 또한 현저하게 줄어들것이고 인력이 부족해 매번 구인을 해야하는 번거로움도 줄일 수 있을 것이리라 생각되는데 말입니다.

 

처음의 작업은 꽤 수월했습니다. 왜냐하면 비교적 가벼운 '상추' 화물을 하차하는 작업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 갈 수록 점점더 작업은 힘들어만 가더군요~ 가벼운 상추로 시작해서 오이 15Kg, 감자 20Kg 등 무거운 녀석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제 두팔과 다리는 후달리기 시작했습니다. ^^" 물론 15Kg~ 20Kg은 그렇게 무거운 화물은 아니지만 이것들을 수백Box를 들었다 놨다 해야하고 자신 키보다 훨씬 높게 화물차 천장까지 빼곡하게 쌓인 15~20Kg의 Box들을 내리는 일이란 정말이지 쉽지 않았습니다. 

 

 

 

 

가락시장 중앙청과에서 의무적으로 구매한 작업조끼

 

 

처음 상추의 하차작업은 비교적 매우 쉬었습니다. 

 

계속된 작업에 시계바늘은 오후 7시30분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저녁식사도 못하고 말았습니다. 슬슬 배가 고파오고 뱃속에서는 천둥소리가 나더군요.... ㅠㅠ 오후 10시 즈음에는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정말 정신력 하나로 끝까지 버티다가 오후 10시 30분 즈음에 양팔에 힘이 완전히 소진되어 감자 20Kg Box를 들다 떨어뜨려 Box가 터져서 감자가 사방에 굴러다니는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 오후11시 작업이 종료되었고 저는  화물차에서 내려와 바닥에 털석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오후1시부터 오후11시까지 단 10분도 쉬지 못하고 저녁식사도 하지못하며 일한 소감은 '다시는 이 일을 하지 말아야겠다' 입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군요~ '체력이 약하군' '힘든일을 않해 보았군' '정신력이 약하군' 등.... 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에 제가 작업중에 적절한 휴식과 저녁식사시간을 갖을 수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과연 이것이 배부른 생각일까요? 지금까지 저는 위의 일보다 강도가 높은 일을 더러 해왔습니다. 그러나 그 일에는 근로자에대한 기본적인 복지(휴식 또는 식사시간)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위의 작업의 경우는 많이 다르더군요~ 가락시장 청과 관련 일용직에서 제가 말씀드린 근로자에 대한 기본적인 복지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현재 일하고 있는 조합원들까지 잃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되어집니다.

 

'인력은 어디에서나 쉽게 구할 수있다?' 는 생각이 그들의 지배적인 생각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제 생각은 '정말 아니올시다' 입니다. 왜냐하면 열심히 일하려는 마음과 결심을 갖고 오는 일꾼들의 기본적인 복지에 대하여 생각을 하지 않을 경우~ 과연 몇이나 그곳에 붙어있으려 할까요? 시급 1만원주는것이 그렇게 아까워 일용직 근로자들의 작업을 그런식으로 돌리는거라면 그 주체(업체)는 옳지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루 또는 몇일 일하고 이탈하는 일용직근로자는 계속적으로 증가 할 것이라고 생각되어지구요~ 그럼 결과적으로 어느쪽이 손해를 보게 될까요? 힘들어서 일을 그만둔 일용직 근로자가 손해를 보게 될까요? 그것은 아닙니다. 원론적으로 업체의 손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런것을 모를까요.... 언발에 오줌 누기식의 어리석은 생각을 우리나라(한국)의 업체들은 언제즘 탈피 할 수 있을까요~ 정말이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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