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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stan's works

완전 고장 난 구형 iMac으로 아이패드 거치대 만들기!

by tristan 2016.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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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맥 2006
애플 아이맥 2006

 

2006년 말에 구입해서 그럭저럭 잘 사용해온 iMac 24"가 드디어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애플 공인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어보니 아마도 보드 쪽 고장 가능성이 많다며 일단 A/S 신청을 하고 서비스센터 쪽으로 가져와야 한다는 말을 하더군요, 그래서 접수를 한 후 iMac을 들고 서비스센터를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애플 공인 서비스센타에서 전화가 왔고, 예상대로 보드가 고장으로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신형 iMac을 사용하고 있었던 터라 당장 수리가 급한 것은 아니었으나 다소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애플 사설 수리업체에 전화를 걸어 문의해보니 일단 기기를 봐야 하니 iMac을 퀵으로 보내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안전하게 포장해 퀵으로 보낸 후 약 2시간 후에 사설 수리업체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보드고장이 맞고 수리가 가능하나 수리비용이 약 30~40만 원 정도 든다고 하더군요. 요즘 iMac 24"(구형 화이트) 중고 시세가 30만 원대인데 말입니다. 그래서 고민을 해보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생각에 수리를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근 10년 동안 잘 사용해 왔다고 스스로를 위로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는 버리기는 아까워서 뽁뽁이로 잘 포장해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가 물품 정리 중에 다시 발견되어 버릴까,  필요한 사람에게 부품용으로 줄까, 아니면 다른 용도로 사용해 볼까, 하는 고민을 하다가 결국 iMac 받침대로 아이패드 거치대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아이맥 2006 사양
아이맥 2006 24"의 전체적인 사양.

 

위의 이미지는 2006년 말~2007년 초에 애플에서 출시한 iMac 24"의 사양입니다. 물론 요즘 출시되는 iMac사양에 비교하면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취약한 사양입니다만, 당시에는 꽤 쓸만한 사양이었다고 회상하고 있습니다. 24"의 광활한 양질의 IPS 디스플레이와 인텔 CPU인 코어 2 듀오(T7400)를 탑재했으며, 그래픽카드로는 NVIDIA GeForce 7300GT를 채용한 당시에는 가성비가 비교적 괜찮은 녀석이었죠. 

 

전문적인 오디오 정도는 아니었지만, 내장된 스피커의 사운드 또한 걸작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iMac으로 미술학원에서 여러 가지 작업을 했던 생각이 납니다. 문서편집을 비롯해 포토샾, 일러스트레이터 등을 했으며, 심지어 동영상 편집 그리고 3D 게임(Half-Life)까지 했으니까요. 정말 여러모로 잘 사용해 온 iMac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구형이 되어 계속적으로 뒤로 밀리다가 어느 시점부터는 사용빈도가 확실하게 줄어들게 되더군요. 그래서 가끔씩 심심할 때 마다 전원을 넣어주곤 했었는데, 한동안 방치해 오다가 얼마 전 전원을 다시 넣어보니 아무 반응도 없어 고장인가 싶었는데, 이젠 정말로 고장나버리고 말았습니다. 거금을 들여서라도 고쳐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제가 부자가 아닌지라 그냥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아니, 그냥 곱게는 보내주지는 않았습니다. 녀석을 조각조각 완전 분해하고 내부 철제 플레임까지 줄 톱으로 모두 정리했으니 말입니다. 분해는 비교적 쉬웠습니다. 일단 고장 난 기기라 그리 조심하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죠. 

 

 

아이맥 형제
아이맥 2006 20"와 24" 과거 애플의 디지털 카메라 퀵테이크 150으로 촬영한 사진이라 해상도가 많이 떨어진다.

 

위의 이미지의 좌측은 iMac 20" 그리고 우측은 iMac 24"입니다. 20"는 2006년 2월에 구입했고, 24"는 2006년 10월에 구입했습니다. 두 iMac 모두 당시에는 매우 쓸만했습니다. 미술학원에서 업무용 및 기타 등등 용도로 많이 사용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2015년에 20"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먼저 사망하고, 두 번째로 2016년 3월에 24"가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미술학원에서 저 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PC방 컴퓨터처럼 마구 사용하다 보니 수명이 짧아진 듯싶군요. 애플 컴퓨터 제품군은 게임보다 작업할 때 매우 유용한 컴퓨터라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일단 게임은 맥용 게임이 매우 부족하거나 서비스를 아예 하지 않는 게임업체가 많습니다.(블리자드는 제외) 그리고 인터넷 쪽이 조금 불편합니다. 

 

특히 은행업무나 대학 수강신청 할 때 플러그인이나 기타 조건이 맞지 않아 다소 불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그러나 부트캠프를 이용해 윈도즈 7을 설치하면 이 모든 것이 해결되기는 하는데.... 좀 귀찮죠.

 

아이맥 분해
아이맥 분해과정, 이 이미지 역시 퀵테이크 150으로 촬영.

 

위의 이미지는 iMac24"를 제가 직접 분해하는 과정의 이미지 입니다.
뭐 별거 없더군요. 겉의 덮개를 분리하기 위해서는 하단의 나사 4개를 풀어줘야 위와 같이 덮개가 분리된답니다. 그리고 주의할 점은 비즈가 일반적인 비즈가 아닌 별 비즈로 되어있으니 별도의 장비 없으면 작업이 불가능합니다.  먼저 겉의 덮개를 제거하고 디스플레이를 분리해야만 메인보드를 드러낼 수 있습니다. 

 

역시 별 비즈로 되어있어, 별도의 장비가 필요합니다. 참고로 별 드라이버 세트가 있어야만 합니다. 별 비즈가 아주 미세한 것부터 중간 사이즈까지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저 흰색이 그냥 흰색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iMac의 바디는 원래 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 재질로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그 안쪽에 흰색 도료로 코팅을 해 놓았더군요. 그래서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투명한 화이트처럼 보입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애플의 디자인은 정말 세심하고 꼼꼼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위의 2006년에 출시한 iMac의 디자인 또한 지금 출시하는 iMac 못지않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맥 메인보드와 그래픽 모듈
아이맥 2006 24"의 메인보드와 그래픽 모듈.

 

위의 이미지는 iMac24"의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입니다. 그래픽카드라는 표현보다 '모듈'이라는 표현이 맞을 듯싶습니다. iMac20"는 그래픽이 온 보드(on board)였는데, 24"는 좀 다르군요. 20"보다 고가 형이니 그래픽 모듈이 고장 나면 교체할 수 있게 설계한 듯싶습니다. 지금 ebay를 검색해보니 사용 가능한 iMac24"(구형 화이트)의 그래픽 모듈 중고 시세가 약 $100 정도 하는군요. 

 

구형이지만 아직도 이렇게 애플 파트가 비싼 가격에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혹시 모르니 그래픽 모듈은 keeping 해 둬야 되겠습니다. 나중에라도 필요할 때가 있거나 아님 중고장터에라도.... 아! 그리고 iMac 24"의 CPU는 교체가 가능합니다. 즉,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말이죠. 처음 구입할 때 CPU 사양이 코어 2 듀오 2.16이었는데, 1년 후 2.4로 업그레이드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아무 인텔 CPU를 사용하면 안 되고, 같은 계열에서 클럭이 높은 것을 선택하여 업그레이드하면 문제가 없습니다. 아쉽게도 메모리가 4기가가 풀 업이니 메모리 소모가 많은 작업, 특히 동영상 편집을 할 때 메모리 부족으로 인한 멈추는 현상이나 애플리케이션이 예고 없이 종료되어 짜증스러웠던 기억도 있습니다.

 

 

아이맥 케이스
내부를 완전히 들어내고 은박 호일? 까지 모두 제거한 아이맥 2006. 퀵테이크 150으로 촬영.

 

위에서처럼 내장을 완전히 드러내면 이런 모습이 됩니다. 저렇게 철제 플레임이 힌지(경첩)와 연결되어 본체를 받쳐주는군요. 애플의 힌지 기술은 잘 알려진 바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맥북이나 맥북프로를 사용하고 계신 분은 잘 아시겠지만, 그냥 간단하게 손가락으로 맥북의 덮게를 들어 올려 열 수 있을 정도로 힌지가 부드럽습니다. 게다가 일단 덮개를 열어 놓으면 튼튼하게 고정시켜 주기도 하고요. 

 

iMac도 마찬가지입니다. 디스플레이를 위아래로 움직일 때 매우 쉽고 부드럽게 움직입니다. 물론 튼튼하게 고정도 됩니다. 아직까지 일반 윈도즈 기반의 노트북을 보면 힌지 기술에서 다소 아쉬움을 느끼곤 합니다. 좀 빡빡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말입니다. 그리고 일반 모니터 힌지는 거의 우격다짐으로 움직여야 디스플레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 iMac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용해보신 분들은 잘 아실 듯싶습니다.

 

일단 저 힌지와 연결된 철제 플레임을 줄 톱을 이용해 적당한 사이즈로 잘라 주고, 아이패드 뒷면에 크렉이 생기지 않게 줄로 잘 갈아 주어야겠죠? 톱질과 줄질이 끝나면 아이패드가 아래로 쉽게 흘러내리지 않게 아랫부분 철제 플레임을 바깥쪽으로 살짝 휘게 만들어줍니다. 이렇게 기본 작업이 끝나면 마찰력이 좋은 고무 재질의 판을 만들어 거치대에 부착해 줍니다. 이렇게 하면 모든 작업이 완료되고, iMac 알루미늄 다리 부분을 이용한 아이패드 거치대는 완성됩니다. 

 

 

아이패드 거치대
아이맥 2006 받침대를 활용한 아이패드 거치대. 퀵테이크 150으로 촬영.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만, 여러분 생각은 어떤지 모르겠군요. 거치 전에는 그렇게 볼품은 없습니다만, 일단 아이패드를 거치하고 나면 모양이 나쁘지 않습니다. 저 거치대와 함께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으면 가끔씩 호기심 많은 분들이 물어보십니다. “이런 아이패드 거치대는 어디에서 구입할 수 있냐”라고요. 그래서 직접 만들었다고 하면 많이들 놀라십니다. 

 

그런데 이것을 만들려면 고장 난 구형 iMac이 있어야 하니.... 그것이 좀 문제 기긴 합니다. 혹시 여러분들 중에 구형 그리고 완전 고장 난 iMac이 있으시다면 한번 시도해 보심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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